초고교급 배구선수와 땅꼬마 선배 (1)
"헉, 헉…" 거친 숨을 내뱉는다. 육중한 몸을 뒤뚱뒤뚱 이끌고 간신히 달려온 끝에는 나를 애타게 기다리는 같은 편 주자가 있다. 천근만근 무거운 다리를 한발짝, 한발짝 내딛는다. “헉… 헉… 으, 으아악?!” 요란한 소리를 내며 넘어진 나는 운동장의 흙바닥을 뒹굴었다. 콜록콜록하고 기침소리를 내며 눈물 맺힌 눈으로 서서히 걷히는 모래먼지 너머를 봤다. 실망과 원망에 찬 여러 개의 눈초리가 내 몸을 쑤셔왔다. “아… 또 졌다!” “또 니시노야가 구멍이야? 지긋지긋하다 정말.” “니시노야 쟤는 왜 저렇게 달리기를 못해?” “뚱뚱하니까 그렇지. 우리 세 명 합쳐도 쟤가 더 무거울 걸?” 아프다. 쓰리다. 완전히 성대하게 구른 탓에 체육복 이곳 저곳이 뜯겨 맨 살에서 피가 흘러나오고 있다. 그러나 아무도 내게..
외전/단편소설
2021. 3. 8. 0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