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단간론파 육각형 작가 눈보라입니다.
어느덧 2021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이 만화를 그린지도 1년이 넘었는데, 드디어! 이제서야! 2챕터를 간신히 마치고야 말았습니다. 금방금방 넘어간 1챕터와는 달리 질질 끈 감이 없지않아 있었지만, 어쨌거나 끝은 냈으니 된 거 아닐까요, 헤헤.
1,2챕터를 전부 보신 분들이라면 느끼셨을 수도 있으셨겠지만, 초반부의 두 챕터는 사실상 하나로 묶어서 구상을 했습니다. 2챕터 트릭의 기묘한 특성 때문인데, 1챕터 피해자가 사실은 2챕터 검정이었다! 같은 회심의 반전을 넣기 위해서는 당연히 1챕터부터 열심히 그 토대를 만들었어야 했거든요. 그렇기 위해서 아유카와라는 캐릭터는 1챕터 피해자로서 죽어줄 수 밖에(...) 없었습니다. 나름대로 좋은 캐릭터라고 생각해요. 살인게임에 참가한지는 겨우 3일정도밖에 되지 않았지만 그 이후에도 엄청난 파장을 몰고 갔으니까요. 그야말로 죽은 제갈량이 산 사마의를 이긴 꼴입니다.
그런 아유카와를 죽인 이즈미는 왜 1챕터 검정이 되었느냐... 하면, 예전에 제가 말씀을 드렸는지는 기억이 잘 나지 않습니다만, 단간론파 헥사곤의 전신이라고 말할 수 있는 추리만화를 구상한 적이 있었거든요? 놀랍게도 그 만화의 첫번째 사건의 범인이 이즈미의 초기안입니다! 딱 봐도 나쁘게 생긴 녀석은 범인이 아니다는 클리셰를 역으로 비튼 일진녀 캐릭터였는데, 심지어 그때 사용된 트릭도 드라이아이스와 창문을 이용한 트릭이었죠. 세세한건 다르긴 하지만, 지금은 폐기된 그 만화에서 트릭을 따온 게 맞습니다.
2챕터 피해자인 후루야에 대해서는... 2챕터 피해자로 돌연사 할 것을 예상하지 못했다는 분이 많으셨습니다. 물론 제가 의도적으로 그렇게 연출을 한 것도 있지만, 사실 후루야는 맨 처음 만들어질 때부터 2챕피로 만들어진 캐릭터랍니다.
저승극장에도 깜짝 출연했던 이 녀석은 단간론파 세이브엔드라는 동인게임의 등장인물인데, 어딜 봐도 2챕피스러워서 2챕터 피해자 그 자체로 밈이 되어버린 캐릭터입니다. 물론 게임 자체가 흐지부지 되어버리는 바람에 세상에 나오지도 못했지만요. 어쨌든 '여리여리한 남캐'를 하나 넣어야겠다고 생각하던 중 이 캐릭터가 후루야를 만드는 데에 많은 영향을 끼쳤습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후루야가 2챕터 피해자로 결정이 된(...)겁니다.
자! 이제 2챕터의 회상도 끝났고, 3챕터를 향해 달리...기 전에, 예전부터 하고싶었던 일을 잠깐 발표하겠습니다.
이 장면을 그릴 때 새삼 느꼈던 거지만, 그림체가 제법 바뀌었지요? 그래서인지 몰라도 제가 초반에 그린 그림들을 보면 부끄러움이 확 치솟더라구요. 굳이 그림 차이가 아니더라도 캐릭터의 대사라던가, 연출이라던가 그런게 지금의 제가 봤을 때 심각하게 오글거리는 것 같아서 불만입니다. 다른 분들은 어떻게 이걸 참고 봤는지 의문이 들기도 했고, 새삼 단갤에 처음 만화 올렸을 때로 돌아가면 저도 같이 끼어서 비틱이라고 이 만화를 향해 돌팔매질을 하고 있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일단 프롤로그만이라도 리메이크를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와!
사실 그림, 대사, 연출 등등과 같은 외적인 부분이 아니더라도, 아직 안 나온 떡밥들을 프롤로그에 끼워 넣는게 전개 상 훨씬 자연스럽겠다 라는 생각도 있었고, 스토리에 큰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지만 설정도 처음 만화를 그리기 시작했을 때와 비교하면 살짝살짝 바뀐게 있어서 프롤로그는 완전히 갈아엎기로 했습니다. 아마 기존의 무인식 자기소개가 아니라 슈단식 자기소개 형태로 갈 것 같아요. 길이야 길어지긴 하겠지만 초반에 너무 개성 어필도 없이 휙휙 지나가버리는 것 같아서...
프롤로그와 더불어 1챕터도 살짝 손을 봐야할 것 같기는 한데, 일단은 시간이 많지 않으니 대사를 고치거나 이건 좀 아니다 싶은 심각한 작붕 몇개만 고칠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지금까지 짜여진 플롯 중에서 3챕터가 제일 마음에 들어서 저도 마음같아선 빨리 그리고 싶거든요.ㅎㅎ
향후 연재에 관해서는 너무 불확실해서 뭐라 말씀드리기가 어렵습니다. 일단 독자분들이 수시로 블로그에 들락날락 거리시는게 불편하실 것 같아서 최대한 주기적으로 올려보려고는 합니다. 제가 또 이제 고3이지 않습니까. 원래 계확대로라면 수능 칠 때까지는 장기 휴재를 할 생각이었는데 생각해보니 한달에 한 편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 싶기도 해서 아마 3월부터 11월 까지는 매달 1일에 월간 연재를 하지 않겠나 싶습니다. 물론 어디까지나 제 희망사항이고 상황에 따라 언제든지 변동될 수 있다는 사실 잊지 말아주세요...ㅎㅎ
음... 사실 이 이외에 영 좋지 않은 소식이 하나 있기는 한데, 일단 상황을 보고 나중에 말씀드리던가 하겠습니다. 일단 헥사곤과 관련된 일은 아니니 걱정하진 마세요.
그럼 이만 줄이겠습니다. 올 한 해 아프지 말고 건강하시길 바라겠습니다. 단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