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단간론파 육각형 작가 눈보라입니다.
이따금 요 만화를 단간론파 갤러리에 처음 올리는 순간이 생각나곤 합니다. 작성 버튼을 올리기 직전에 이걸 올리는 게 맞나, 욕이나 한바가지 처먹지 않을까 혼자서 엄청나게 고민을 하다가 용기를 쥐어짜내서 만화를 올린거거든요. 그때 어찌나 떨었던지 실수로 작성 버튼을 두번 눌러버려서 1화가 두 번 올라갔었는데, 그때 댓글로 '두번 올라갔음'이라고 친절히 댓글을 달아주던 단갤러 한 명의 닉네임까지 생생히 기억날 정도로 저에겐 인상깊은 순간이었습니다.
인상깊지 않을래야 없겠죠. 그 유명한 단갤론파 4챕터의 시발점을 알리던 순간인데.
가끔 다시 그때 그 순간으로 돌아간다면~ 하는 생각을 하기도 합니다. 만약 지금의 기억을 가지고 그때 그 상황으로 돌아갔다면 아마 단갤에 만화 올리는 걸 포기했지 않았을까요? 그 정도로 헥사곤 프롤로그 1화를 단갤에 올린 그날 밤은 상당히 심란했던 밤이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니까 상황이 완전히 뒤바뀌어 있어서 좀 당황했지만요 헤헤
그날의 이야기는 이쯤 해두고, 연재 주기에 관해서 살짝 알려드리고 싶은 게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코로나 사태 때문에 개학이 밀려져서 1챕터를 순식간에 끝마칠 수 있었습니다만, 제가 일단은 현역 고2따리거든요. 개학을 한다면 빨리 연재해도 일주일에 한편 연재에다가 중간/기말고사 시즌에는 당연히 휴재를 해야하는 실정이라, 2챕터 완결은 아마 올해 말에야 끝날 것 같습니다. 거기다가 고3이 되면 수능 칠 때까지 약 1년간 장기 휴재까지 해야하니, 이럴수가, 3챕터는 2년 뒤에야 볼 수 있겠군요! 절망적이기도 하지.
그래도 제가 도중에 찍 싸거나 그럴 염려는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저퀄이긴 하지만 중1부터 작년까지 4년간 한 만화 시리즈를 계속 붙들고 그려온 경력이 있기 때문에, 나름대로 제가 정 붙인 만화에 대한 책임감은 있거든요.
일단은 딱히 미술관련 진로도 아닌 평범한 만화 그리기 좋아하는 고등학생의 만화니까요, 시간 날 때마다 틈틈이 휴대폰이랑 손가락만으로 그리는 만화라서 질 좋은 그림이 나올 수는 없을 겁니다. 그래도 ㅎㅌㅊ인 그림을 메꾸기 위해서 ㅅㅌㅊ인 트릭이랑 스토리를 짜려고 열심히 노력하고 있으니, 나름 ㅍㅌㅊ 동인작이라고 평가받을 때 까지 열심히 할겁니다! 제 롤모델인 린유즈님이 단나더 시리즈를 만들면서 점점 게임의 전반적인 퀄리티가 발전했던 것 처럼요.
아, 딴 건 몰라도 본작의 주인공인 '사츠히 무이미'에 관한 코멘트는 꼭 남기고 싶습니다. 이 만화를 그리려고 한 계기 중에 하나가
'주인공이 트롤러인 단간 보고싶다...'
+'여캐가 트롤러인 단간 보고싶다...'
+'아카마츠나 소라같은 여주인공이 나오는 단간 또 보고싶다...'
='트롤러 여주인공이 나오는 단간 보고싶다...'
라는 소망에서 나온거기 때문에, 이 만화의 모든 것이 요 녀석으로부터 시작된거라고 볼 수 있습니다.
무이미의 캐릭터 컨셉은 흔히 말하는 '비운의 천재', 대충 예시를 들면 빈센트 반 고흐같은 뭐 그런 건데요, 여기서 나오는 '비운'을 단간론파 시리즈의 행운과 연관시켜서 '초고교급 불운'이라는 심히 네덕스러운 설정을 만들어낸 것입니다.
가끔 역사 속에 나오는 '비운의 천재'들을 볼 때마다 제가 했던 생각은 내가 만약 저 사람이었다면 자신의 천재성을 자신밖에 모르니 얼마나 답답했을까, 자신과 비슷하거나 뒤떨어지는 실력을 가졌는데도 출세하는 사람들을 보고 얼마나 질투했을까 이런 생각들이었거든요. 그래서 이런 감정을 과장하고 뒤튼 뒤에, 초고교급 불운이라는 설정을 덧붙여서 사츠히 무이미라는 캐릭터가 만들어진겁니다.
솔직히 말해서 불운이란 재능을 진짜로 넣어도 되나 고민했었어요. 단갤에서 극혐하는 자캐커뮤같은데서나 나올법한 재능이라 네덕/트짹이라고 욕 먹을 게 뻔했으니까요. 그런데 마침 단갤에서 저보다 한발짝 앞서서 연재를 시작한 타 동인만화의 남주인공의 재능이 '초고교급 불운'인 거에요! 그런데도 불구하고 아무도 그 부분에 관해서 터치를 안하길래 불운이란 재능을 써먹어도 되겠구나~ 싶었는데, 프롤로그 올리자마자 주인공 재능 좆같다고 욕을 쳐먹어서 많이... 당황했습니다. 솔직히 좀 억울했어요...
물론 이 만화 프롤로그가 못 봐줄 정도라는 건 인정합니다! 지금의 제가 봐도 항마력이 딸릴 정돈데요,뭐. 살짝 변명을 하자면 그때가 그림체를 바꾸던 과도기라서 이목구비나 얼굴형이 어색하긴 했는데... 아무튼 나중에 기회를 봐서 프롤로그랑 1챕터 초반부는 갈아엎을 생각이니 그렇게 알아주세요.
후기랍시고 제가 하고싶은 말들을 마구잡이로 쏟아낸 기분이 드네요. 진짜 마지막으로 당부의 말씀 한가지만 드리고자 합니다. 예전 순한맛 사건이나 얼마 전 단간북 사건처럼, 단나더 시리즈마냥 전국구 급이 아닌 이상 특정 동인작을 빠는 쪽과 빨지 않는 쪽이 상당히 극명하게 나뉩니다. 빠는 사람이 한정되어 있는 동인작이 단갤의 메인 떡밥이 되면 갈등이 일어나거나 빨지 않는 쪽이 빠져나가거나 하는 상황이 벌어집니다. 앞서 말한 선례가 있기 때문에, 이 만화가 단갤의 메인 떡밥이 되는 일이 없도록 해주세요. 여러분들이 단갤에서 제 만화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는 것만큼 작가로써 기분좋은 일이 없지만, 그것 때문에 싸움이 일어난다면 그것만큼 가슴아픈 일이 없습니다. 간간히 언급되는 서브 떡밥으로만 굴려져도 충분히 기쁠 것 같아요.
그럼 이쯤에서 인사드리고, 2챕터 1화로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갈수록 더 나아지는 만화가 될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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